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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강예원 '무서워 고속도로 운전도 못한다'

관객 250만을 훌쩍 넘기며 흥행질주 중인 영화 '퀵'. 제목답게 빠른 스피드와 오토바이 액션이 영화에 큰 힘을 보탰다. 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쓰고 어쩔 수 없이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를 질주해야만 하는 이민기와 강예원은 영화 내내 쉬지 않고 달린다. 강예원은 촬영에 앞서 오토바이 면허증인 2종 소형 면허증을 아예 따버렸다. 이런 노력과 열정에 강예원이 오토바이와 스피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여지없이 빗나갔다.

"자전거도 못 타요. 겁이 너무 많아서…. 특히 속도엔 겁이 더 많아요. 이번에 오토바이 면허증을 따긴 했지만, 영화에서 말고는 한 번도 운전해 본적이 없어요. 영화에서 오토바이 운전하는 게 딱 한 장면밖에 없어요. 그 장면 때문에 면허증을 딴 셈이죠."

그렇다면 겁 많은 강예원의 진짜 운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저는 운전하면 시속 60㎞밖에 못 달려요. 뒤에서 매번 '빵빵'거리죠. 주변에 차가 하나도 없어도 꿋꿋하게 60㎞/h로 가요. 같이 탄 친구들도 짜증을 내는데, 그냥 여유 있게 갑니다. 운전면허 따고 고속도로는 한 번도 운전해 본적이 없어요. 한번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무서워서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그리고 비 오거나 눈 오는 날엔 절대 운전을 안 합니다."

소위 운전을 잘 못하는 여성들에게 붙는 '김여사'란 인터넷 별명의 운전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안전운전의 여신'이란 생각도 든다. 강예원의 안전운전 소신은 바쁜 연예 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스케줄 때문에 매니저들이 과속, 불법 운전을 수시로 하는 게 일반적인데, 강예원은 빨리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먼저 나서서 절대 빨리 달리지 못하게 한다. 옆에서 천천히 가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로 안전운전을 요구한다. 대신 강예원이 여유 있게 일찍 다니는 걸로 스케줄을 소화한다.

그런데 스피드가 가장 무섭다는 강예원이 어떻게 시속 200~300㎞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스피드 액션을 펼치는 도전을 했는지, 어찌 영화를 찍었을 지, 현장은 어땠을 지 걱정이 앞섰다.

"정말 속도에 약해서 스피드가 어떤 건지 몰랐어요. 그냥 뒤에 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영화에서 소리 지르는 게 연기가 아니예요. 만약 연기였으면 촬영하는 8개월 동안 그렇게 똑같이 소리 지르기 힘들었을 거예요. 바들바들 떨면서 본능적으로 (이)민기 뒤에 딱 붙어 있었죠. 저 때문에 민기가 고생이 많았죠. 제가 겁이 나서 먼저 살겠다고 온 힘을 꽉 주고 있으니까, 민기가 애 키우는 심정으로 데리고 다닌 거 같아요. 조범구 감독님도 제가 아기처럼 소리 지르고 울고 하니까 매일 달래주셨어요. 감독님이 유치원생 같다고 하실 정도였죠."

이런 강예원의 진짜 비명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큰 웃음을 유발하며 긴박한 상황과 영화 속 스피드를 살려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원래 속도감은 운전자보다 뒤에 있는 탑승자가 더 큰 법인 걸 감안하면, 겁 많은 강예원이 느낀 체감 속도는 200㎞/h의 2배 이상이었을 것이다. 배짱이 있는 일반인이라도 자연스레 비명이 터져 나왔을 것. 다행인 건 실제로 오토바이 마니아인 이민기가 수준급 실력으로 안전하게 촬영을 끝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민기는 촬영 때 시속 200㎞는 기본으로 달렸다고 한다. 강예원의 비명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능숙하게 운전 실력을 발휘한 이민기 덕에 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낼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강예원의 스포츠카에 대한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욕망이다. 운전이 무섭지만, 스피드가 자랑인 스포츠카가 꼭 갖고 싶단다.

"나중에 포르쉐를 사고 싶어요. 물론 제가 빨리 달릴 순 없겠죠. 포르쉐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60㎞/h로 운전을 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게 매력적인 거 같아요.(웃음)"

스피드 마니아들에겐 아쉽겠지만, 강예원의 포르쉐는 영원히 잠자는 사자처럼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을 듯하다.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