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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경주의 극적인 감동 실화

경주마에게 사형선고와 같은 다리 장애를 극복한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극적인 감동 실화가 영화를 통해 소개된다.

오는 9월 개봉예정인 차태현 주연의 '챔프'는 도저히 성공할 가망이 없을 것 같은 상처투성이의 경주마와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스토리다. 이 영화는 장애를 딛고 국내 최고의 명마가 된 '루나'(10세·암말)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2004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데뷔한 '루나'는 2009년 11월 은퇴 때까지 33개 경주에서 13승, 2착 5회에 총상금 7억5700만원을 기록한 전설적인 국산 경주마다.

'루나'의 실제 삶은 하늘과 땅을 오갔다. 2001년 제주도 조그만 민간목장에서 태어났다. 수차례 씨수말 랭킹 1위를 기록한 부마 '컨셉트윈'의 명문혈통을 이어받았지만 날 때부터 앞다리를 절었다. 다리 인대에 자리 잡은 염증 탓이었다.

결국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역대 최저가인 970만원에 어렵게 낙찰됐다. 당시 최고가인 1억2700만원에 낙찰된 '골딩'에 비하면 13분의1 수준.

더구나 2005년 경주마 데뷔를 준비하던 '루나'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다리를 떨고 조금만 달려도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천장골관 인대염'이라는 병이었다.

김영관 조교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 조교사는 부상의 위험을 우려해 평균 출전 주기를 2~3개월에 한번으로 줄였다. 매일 인삼과 영양제를 먹이면서 훈련 후에는 병원을 찾아 원적외선 찜질로 허리를 치료했다. 수의사의 조언대로 50m 짜리 경주마용 수영장도 5~6바퀴씩 돌렸다.

기적이 일어났다. '루나'는 경상남도지사배 대상경주 2회(2005년, 2006년), KRA컵 마일(2007), 오너스컵 특별경주(2008) 등 억대 상금이 걸린 큰 경주를 잇따라 제패했다.

970만원짜리 장애마 루나는 2009년 은퇴할 때까지 자기 몸값의 78배를 벌어들였다. 특히 2009년 11월 13일 부산경남경마공원 1400m 7경주에서 33번째 마지막 경주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영관 조교사는 "'루나'의 장애는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며 "신은 하나를 안 주었으면 다른 하나를 반드시 준다. 나는 '루나'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고 '루나'는 나에게 진정한 조교사의 길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루나'는 현재 제주에서 씨암말이 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봄 2007년에 도입된 씨수말 '포레스트캠프'와 교배해 임신 중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