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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이 6년 만에 선발 톱타자로 나선 이유

"조금 전에 바꿨어."

1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SK 김성근 감독은 벤치에 앉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곧바로 "박진만이 프로에서 톱타자는 처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라인업이 새겨진 전광판 맨 위에 위치한 박진만의 이름은 낯설었다. 6년 만의 선발 톱타자 출전이었다. 가장 최근 톱타자로 기용된 경기는 지난 2005년 7월20일 부산 롯데전이었다. 무려 2213일 만의 1번 타자 출전이다.

우연함이 연속으로 겹쳤다. 당초 이날 경기의 톱타자는 정근우의 몫이었다. 왼쪽 늑골부상 이후 11일 만에 지난 10일 교체출전했던 정근우는 2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때문에 김 감독이 정근우를 1번으로 기용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아직 몸이 완전치 않았다. 김 감독은 "정근우의 몸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방금 전에 오더를 수정했다. 때문에 박진만을 1번으로 기용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SK의 톱타자감은 또 있다. 전날 1번 타자로 출전했던 김강민과 주로 테이블 세터진으로 출전한 박재상이다. 그러나 두 선수 역시 잔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반면 박진만의 타격감은 최근 좋다. 10일에도 4타수 3안타를 치며 맹활약, 연장접전 끝의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결국 주전들의 줄부상과 박진만의 상승세가 결합된 파격 1번 배치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