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과의 중원싸움에서 무너졌다.
한국은 10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이용래-김정우-기성용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일본은 하세베와 엔도, 혼다로 맞대응했다.
조광래 감독은 한국의 중원 미드필드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미드필더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예상은 어긋났다. 결과는 한국의 0대3 참패였다. 한국은 중원 압박의 실종됐다. 일본의 빠르고 정확한 패스에 맥을 추지 못했다. 중원부터 시작된 일본의 패스에 한국 수비는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전반 34분 가가와에게 허용한 실점은 차치하더라도 후반 7분과 9분에 각각 혼다와 가가와에게 내준 실점은 중원의 압박이 이뤄졌으면 패스 길을 차단할 수 있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공격에서도 물꼬를 트지 못했다. 공격진이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한 것은 측면 돌파의 실패가 잦았고, 중원에서 패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전략적으로 기용한 섀도 공격수 김정우는 3~4명이 달라 붙는 일본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볼 배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조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을 공격쪽으로 올리고 김정우에게 수비 임무를 부여했다. 기성용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이용래는 열심히는 뛰어 다녔지만 보이질 않았다. 결국 이용래는 후반 6분 김신욱과, 김정우는 후반 38분 남태희와 교체됐다. 김정우-이용래-기성용 카드는 조광래호의 베스트 조합이었지만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결국 한국은 3골차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3골차 패배는 1974년 제3회 한-일정기전에서 1대4로 패배한 뒤 37년만이다. 한 골도 못넣고 3점차 패배는 1954년 처음 맞대결을 펼친 이래 75번째 경기만에 처음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