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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회장 '야왕' 두번 포옹한 숨은 뜻?



"우승해야지."

지난 7일 한화-LG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전격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숱한 화제를 남겼다.

"김태균 잡아올게."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 격려를 위해 3루쪽 덕아웃으로 다가가던 김 회장은 한화 팬들을 향해 이렇게 장담했다.

김 회장을 연호하던 한화 팬들이 팬과 구단의 소원이라면서 김태균을 한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외치자 화끈하게 약속한 것이다.

김 회장의 이 한마디로 김태균 영입 전쟁에서의 주도권은 한화 쪽으로 완전히 기운 모양새다.

"김태균 잡아올게" 발언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덜 알려졌을 뿐 당시 김 회장의 화끈한 언행은 또 있었다.

상대는 한대화 감독이었다. 한 감독에게 신뢰감을 표시함과 동시에 한화 구단에 대한 통큰 지원을 암시한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김 회장은 이날 한 감독과 악수로 인사를 나누면서, 그리고 금일봉을 전한 뒤 연거푸 포옹을 했다. 김 회장이 해외 인사가 아닌 사람과 포옹으로 인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포옹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이 설명이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힘이 장사같은 김 회장은 악수할 때 상대방의 손을 꽉 움켜쥐는 악력의 강도에 따라서 주로 친근감을 표시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니 한 감독에 대한 이런 행동의 예외였던 셈이다.

그만큼 한 감독에 대한 신뢰감이 크다는 의미다. 여기에 김 회장은 한 감독을 두 차례 끌어안으면서 화끈하게 던진 한마디가 또 있었다. "이제는 우승 한 번 해야지."

김 회장은 이 말과 함께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선수들에게 프로가 무엇인지 프로정신을 가르쳐 달라"는 당부를 속삭였다.

이제는 우승을 하자는 말에 적잖은 의미가 담겨 있다. 9일 현재 4위와 6.5게임차 7위인 한화의 사정을 김 회장이 모를 리 없다. 현실적으로 올시즌에는 우승은 커녕 포스트 진출도 힘든 상황이다.

내년을 기약한 것이다. 2012년은 한 감독의 3년 임기 마지막 해다. 지금의 전력으로 우승을 하라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우승하자는 덕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승할 수 있도록 화끈하게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는 것이다.

김 회장의 평소 경영 스타일도 백지상태에서 맨땅을 일구도록 채근하는 게 아니라 한 번 목표를 설정하면 아낌없이 쏟아붓는 편이다. 한화의 명가재건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한 제스처였다.

김태균 영입을 자신있게 외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면 금방 이해가 된다. 한화는 한 감독이 부임(2009년)한 이후 전력 보강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그래서 한 감독은 김태균 영입 뿐만 아니라 불펜 영입 등 내년에 대대적인 전력 업그레이드를 구상하고 있다.

문제는 '돈'과 모기업의 관심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김 회장이 한 감독을 두 번 포옹하면서 던져줬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