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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일만의 승리 배영수, '아내가 임신 8주 됐어요'

경기전 트레이너로부터 근육 마사지를 받고 있던 삼성 배영수가 갑자기 아기 얘기를 하는 게 눈에 띄었다. 배영수는 지난해 연말 미스코리아 출신의 박성희씨와 결혼했다.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있던 배영수가 평소와 다른 주제로 얘기를 하고 있어 다가가 질문했다.

역시나였다. 배영수는 "와이프가 임신 8주 정도 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것저것 유부남 선배들에게 뭘 물어봐야할 지 생각하던 중이라 했다.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배영수는 "그냥 무덤덤했다"고 말했다가 곧바로 웃으며 "아니다. 사실 많이 기뻤다. 이제는 책임감도 더 많아져야하지 않을까. 야구 잘해야 하는데"라고 덧붙였다. 지금 8주라고 했으니, 내년 개막 즈음해서 첫째 아이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배영수는 "결혼하고 나서 아내 내조 덕분에 즐겁게 살고 있는데, 임신 소식까지 들으니 많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직전 등판인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을 때 부진했다. 4이닝 동안 8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래서 이날(7일) 롯데전 등판을 앞두고 다소 우려의 시선을 받은 게 사실이다.

보란듯이 호투했다. 배영수는 7이닝 동안 롯데 타선을 상대로 5안타 1볼넷 1실점으로 깐깐한 성적을 냈다. 탈삼진은 3개 뿐이었지만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력이 돋보인 날이었다. 투구수도 83개로 효율적이었다. 7회에 강민호에게 솔로홈런 한방을 허용했지만 대세에는 지장 없었다.

배영수는 5월22일 대구 두산전 이후 9경기(선발 기준 8경기)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77일만의 승리다. 배영수의 호투 덕분에 삼성은 불펜진 소모를 줄이면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배영수는 경기후 "컨디션 자체는 좋지 않았는데 컨트롤이 좋았던 것 같다. 평소 잘 안 던지던 투심패스트볼을 섞었는데 땅볼이 많이 나와 병살로 잡을 수 있는 구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팀내 선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잘 던지는 투수가 많이 던지는 게 당연하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산=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