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한화 김광수, 'LG전 나와도 편하게 던질 것'



한달여만에 찾은 잠실구장. 줄무늬 유니폼이 아닌 오렌지 유니폼이었지만, 마음은 한층 여유로웠다.

한화맨이 된 김광수는 5일 이적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을 찾았다. 잠실에서 친정팀 LG와의 3연전이 있었기 때문. 6일 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치고 숨을 돌리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장소는 원정 덕아웃 앞 복도. 바로 앞에는 LG 선수단의 라커룸과 웨이트장, 실내훈련장이 있었다.

김광수에게 오랜만에 찾은 잠실구장이 어색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달여 전만 해도 미소보다 초조해하던 표정이 많았던 그다. 이적 후 심적 안정을 찾은 것 같았다.

5일과 6일 경기에서는 김광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난달 11일 한화의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5경기에 나왔을 뿐이다. 김광수는 이에 대해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께서 당분간 부담 없는 상황에 내보낸다고 하셨다"면서 "어제(5일) 우리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 주말 경기 중에는 나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 코칭스태프에서 너무 많이 배려해주신다.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광수는 올시즌 LG에서 마무리 보직을 맡으면서 엄청난 심적 부담을 느꼈다. 최고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가졌지만, 팀 승리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는 한화 이적 후 큰 짐을 덜게 된 것은 물론, 지난해 보여준 전천후 마당쇠 모드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적 후 첫 등판을 앞둔 상황, 남다른 마음가짐은 없었을까. 그는 "트레이드 경험이 있는 다른 선수들 이야기론 친정팀 상대로 복수하듯 이를 악물고 던진다고 하더라. 근데 보통은 결과가 좋지 못하다. 오히려 몸에 무리가 오는 등 악영향도 있다"면서 "난 트레이드에 악감정이 있지도 않고, 편한 마음으로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광수는 이적 후 부인과 금슬이 좋아진 사실도 전했다. "서울 원정을 오면 구단의 배려로 집에서 출퇴근한다. 인천에서는 부모님 집에서 왔다갔다 한다. 주말부부 개념이 됐는데도 와이프를 더 많이 보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은행원인 부인 임주영 씨는 당초 대전 지역으로 지점을 옮길까도 고려했지만, 서울에 남기로 했다고. 무려 3개 팀(LG 두산 넥센) 원정이 서울이기도 하고, SK와 원정경기를 치를 때면 본가가 있는 인천으로 부인이 달려온다. 원정 경기의 반 이상을 하나 뿐인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광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제 LG 선수들한테 인사하러 가야겠다"며 바로 앞의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제 집처럼 드나들던 곳이 이제는 남의 집이 되버렸지만,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