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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FIFA 부회장 '정몽준 회장 만나 조언 듣고 싶다'

지난 1월 국제축구연맹(FIFA) 선거에서 정몽준 FIFA 전 부회장을 물리치고 부회장에 당선된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36)가 방한의 뜻을 내비쳤다. 알리 왕자는 22일(한국시각) 요르단축구협회(JFA)의 개인 집무실에서 한국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을 방문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 조언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6월부터 본격적인 부회장 업무를 시작한 알리 왕자가 부회장직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정 회장에게 아시아축구 발전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뻗친 것이다. 16년간 FIFA를 위해 일해온 정 회장의 노하우를 듣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정 회장의 영향력과 능력을 존경하고 좋아한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알리 왕자는 아시아축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국가를 방문해서 축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볼 계획이다. 아시아축구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 여자에 이르기까지 축구 교육을 해야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지성 같은 아시아의 유명한 축구선수들이 유럽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으로 진출해 축구를 하는 것도 아시아축구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알리 왕자가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한국-요르단전을 위해 요르단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을 만난 것도 아시아축구의 교류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요르단을 방문해 경기를 하는 것이 양국간에 교류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했다. 양국의 문화와 관습은 다르지만 앞으로 경기를 자주 벌이며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알리 왕자는 축구계의 뇌물 스캔들 및 각종 비리에 대해서는 척결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는데 축구연맹의 선거 과정과 정치에서 많은 문제를 발견했다. 정치적으로 일하는게 아니라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여러면에서 잘못된 것을 많이 발견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에 대한 열정도 전했다. 그는 '왜 축구에 지대한 관심을 갖느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1999년부터 축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영국에서 유학하며 자연스럽게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1999년 친구들을 모아 요르단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가진 후 경기에 지자마자 요르단 축구협회장에 오르며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1년에는 서아시아축구연맹(WAFF)을 창설해 서아시아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알리 왕자는 가벼운 농담도 곁들였다. 한국과 요르단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경기전 한국 선수들에게 요르단 전통 방식으로 양고기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요르단 전통 양고기 식사는 포만감이 크다고 한다. 때문에 배가 불러 한국 선수들이 경기에서 잘 뛰지 못하면 요르단이 이길 수 있다는 얘기였다. 농담조였지만 요르단의 승리를 열망하는 마음은 컸다. "한국-요르단 경기를 직접 관전할 것이다. 요르단이 꼭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