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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스로 돌파구 찾았다.

위기에 빠졌던 박찬호(오릭스)가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시즌 오릭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오릭스는 메이저리그 동양인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보유한 박찬호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면서 베테랑의 위용을 기대했다. 출발은 괜찮았다. 시즌 성적은 1승5패(방어율 4.29)에 그쳤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여러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도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는 아니었다. 컨트롤도 안정감이 떨어졌다. 지난달 29일 주니치전이 결정적이었다. 3⅓이닝 9안타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오카다 감독은 분노했다. 다음날 박찬호를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다시 기회를 줄 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후쿠마 오사마 투수코치는 "일본에 놀러온 게 아니지 않느냐"며 박찬호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구단 안팎에서 박찬호와 관련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터져 나왔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때 박찬호의 1군 복귀는 쉽지 않아 보였다.

20일 넘게 2군에 머물고 있는 박찬호에게 좀처럼 1군에서 연락이 없었다. 그동안 팀은 최근 끝난 인터리그에서 15승2무7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퍼시픽리그 꼴찌로 떨어졌던 순위는 3위까지 상승했다. 박찬호의 필요성을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인터리그는 2연전 이후 휴식일이 있어 많은 선발 투수가 필요 없었던 이유도 크다.

하지만 이젠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오릭스는 24일부터 퍼시픽리그 정규 시즌을 재개한다. 게다가 다음달 5일부터는 라쿠텐-세이부-니혼햄 등과 휴식없이 죽음의 9연전을 치른다.

6인 선발 로테이션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오카다 감독은 시즌중 이례적으로 자체 홍백전을 계획했고, 박찬호도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날 홍백전에서 가장 눈부신 피칭을 한 투수는 박찬호였다. 실력으로 입증한 데다 선발투수가 아쉬운 상황도 왔으니 박찬호의 1군 복귀는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