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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위기에서 소통으로 일어섰다

수원이 위기에서 '소통'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수원은 지난 18일 대구와의 정규리그 홈게임에서 4대1로 대승했다. 정규리그 1무6패 끝에 얻은 귀중한 승리. 0-1로 뒤지다 4대1로 뒤집었기에 '오랜만에 수원다운 경기를 했다'는 평까지 들었다.

변화의 원동력은 선수들끼리의 대화였다. 수원은 지난 16일부터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2박3일간 선수단 전원 합숙을 실시했다. 수원은 1년에 1~2차례 합숙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외국인 선수들은 제외였다. 특히 수비수 마토는 합숙이라고 하면 고개를 흔든다. 2008년 수원 우승멤버였던 마토는 수원을 떠나면서 "이제 지긋지긋한 합숙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랬던 마토가 자진해서 클럽하우스로 들어왔다. 위기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 볼 수 있다.

수원은 합숙 기간 동안 최우선적으로 선수들 사이 소통 부재를 털어내고자 했다. 선수들은 자율적 대화했다. 아예 작전판을 가져다 놓고 공격과 수비시의 움직임에 대해 토론했다. 처음에는 서먹 서먹했던 어린 선수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고참과 신진급 사이의 벽도 어느 정도 허물었다.

강팀이라 스스로 자부했던 수원은 올해 정성룡 오범석 오장은 이용래 최성국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흔들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치르기 때문이라는 말은 핑계에 불과했다.

'수원이 강하다'는 생각과 '실제 경기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 사이에 팀은 흔들렸다. 실점을 하면 만회하려 덤벼들었지만 허둥지둥 서두르기만 했다. 미리 약속된 움직임은 드물었다. 준비 부족이었다.

이날 생애 첫 해트트릭을 한 염기훈은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팀들을 괴롭히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호 전 감독이 서포터스 석을 찾은 것도 심리적인 플러스였다. 전 사령탑이 서포터스와 함께 응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김 전 감독은 경기후 중앙 미드필드 플레이의 부족한 부분과 해결사 부재 등 수원의 고질 몇 가지를 짚었다. 윤성효 감독은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경청했다.

수원의 위기는 완료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1승을 했다고 해도 최성국 하태균 등 부상선수들이 많고 불안한 수비라인 등 약한 구석이 여전하다. 이제 11위에 불과하다.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해법을 깨달았다. 수원의 변화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