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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돌풍 박기원표 속도배구 핵심은

박기원표 속도배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2011년 IBK기업은행 월드리그 6경기를 끝낸 현재 3승 3패로 D조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12전 전패를 당했던 대표팀으로서는 예상밖의 성과라 할 수 있다.

핵심은 속도배구다. 박 감독은 취임한 후 계속 "빠른 배구를 하겠다"고 밝혀왔다. 속도배구를 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체력과 전술 흡수력이 좋은 선수들을 통해 속도배구를 완성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장 월드리그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자신의 색을 확실하게 덧칠하겠다는 의지였다.

예상밖 돌풍에 많은 배구팬들이 박기원표 속도배구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핵심은 성공률을 높이는 배구다. 상대 블로커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빠른 공격을 하는 것이다. 박 감독은 이를 '60대 40의 싸움'이라 했다. 즉 상대 블로커가 3명이 뜨면 공격 성공률은 40%이하로 떨어진다. 반면 블로커를 2명 이하로 줄이면 성공률은 60%이상으로 올라간다는 논리다. D조 상대팀인 쿠바, 이탈리아, 프랑스보다 높이와 파워에서 떨어지는 한국 배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많은 것을 바꾸었다. 우선 공격수들의 스텝부터 변화를 주었다. 국내 리그에서 선수들은 스리스텝(3번의 스텝)을 밟는 것에 익숙하다. 스파이크 타이밍을 잡기가 쉽고 좀 더 강한 스파이크를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세터가 공격수의 쓰리스텝에 맞출려면 느리고 긴 토스를 올려주어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 박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스리스텝보다는 투스텝을 하도록 지시했다. 세터에게도 빠른 토스를 주문했다. 스텝을 한번 덜 밟는만큼 체력 소모가 심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길 수가 없었다.중앙 공격의 비중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센터진들의 속공 공격이 많아졌다. 주전 센터 신영석이 6경기에서 69점을 올린 것도 센터진의 중앙공격을 많이 이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속도배구가 통하자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 여오현은 "처음에는 속도배구가 정착하기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선수들도 박 감독을 믿고 따르게 됐다"고 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