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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수상스포츠,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기려면

선선하던 봄날도 잠시, 어느덧 한낮의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내리며 훌쩍 다가온 여름을 알린다. 이달 들어서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이 문을 열어 주말 피서객들을 맞고 있다. 올 여름은 특히 폭염이 만만치 않다는 예보가 있어 숨 막히는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미리부터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약간의 수고와 용기를 발휘하면 여름을 시원하면서도 스릴 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강이나 계곡, 바다 등에서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각종 수상 스포츠다.

한동안 부유층이나 모험심 많은 이들이 즐기는 것으로 인식돼 온 수상 스포츠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이젠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게 되었다. 수상 스포츠는

▶물살을 타는 짜릿함, 가까운 곳에서 싼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인기 만점

스노 스키가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라면, 여름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것이 수상 스키다. 둘 다 양 발에 길다란 판자 모양의 스키를 신지만 눈 위에서 타는 스노 스키와는 달리, 수상 스키는 물 위에서 모터보트의 동력을 이용해 탄다.

모터 보트가 끄는 힘을 이용해 크게 힘들 것 없어 보이지만, 물살의 힘을 받으면서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에 소비되는 체력이 만만치 않다. 특히 목과 팔, 다리, 허리 등을 사용해 전신 운동 효과가 있다. 물살을 받는 동안 전신 마사지로 신경통 등을 완화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수상 스키는 두 차례 정도의 강습만 받으면 초보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처음 배울 때는 양 발에 모두 스키를 신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쪽 발에만 스키를 신는 원 스키로 스릴을 더할 수 있다.

수상 스키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 요즘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웨이크보드다. 웨이크보드의 wake는 파도를 의미한다. 수상 스키의 모터 보트가 지나갈 때 생기는 파도의 힘을 이용해 묘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양 발이 분리되는 스키와 달리 스노 보드처럼 한 개의 판자 모양으로 된 보드 위에 양 발을 고정한 채 모터 보터에서 생기는 물살을 타고 넘는 동작을 즐길 수 있다. 모터 보트의 스피드를 즐기는 수상 스키와는 달리, 웨이크 보드는 각종 동작을 취하면서 얻는 스릴과 흥미에 중점을 둔다.

만약 어린 자녀와 동행했거나 기본적인 기술 연마가 부담스럽다면,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워터슬레이드나 땅콩보트, 플라잉피쉬 등을 타면 된다. 기본적인 기술 없이도 모터 보트 뒤에 달린 다양한 모양의 보트를 타고 시원함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안전 장비 꼭 착용하고, 부상 당하면 즉시 치료 받아야

수상 스키나 웨이크보드는 기본적인 기술만 익혀도 탈 수 있는 안전한 종목이지만, 부상에 대한 위험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수상 스포츠를 즐길 때는 구명 조끼와 보호대, 물 속에서 체온을 보존해주는 웨트-슈트 등을 꼭 착용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상 스키나 웨이크보드를 탈 때는 목과 허리에 부상을 당하기 쉽다. 수상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게 될 경우, 초보자들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목과 허리에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된다. 그렇게 힘을 주다 잘못 넘어지게 되면 척추나 목의 추간판(물렁뼈)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면서 목, 허리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수면에 부딪히면서 어깨에 큰 충격을 받으면 어깨인대파열(회전근개파열)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연세에스병원 정형외과 김원석 진료원장은 "어깨에는 어깨를 들어올리거나 회전하도록 하는 네개의 큰 힘줄이 있는데, 이 중 하나라도 찢어지거나 파열되는 손상이 생기면 어깨를 들어올리거나 움직일 때마다 심한 통증이 생긴다"고 말하고, "간혹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점점 줄어들어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병을 더 키우는 원인이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 스포츠를 즐기다가 넘어질 때는 온 몸의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넘어지는 것이 오히려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웨이크 보드를 탈 때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동작 위주로 타도록 한다. 간혹 욕심을 부리며 과도한 동작을 취하다가 수면에 잘못된 자세로 떨어져 목이나 관절에 큰 부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신을 이용하는 수상 스키나 웨이크보드는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다. 탈진과 저체온증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 한번에 20~30분 정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상 스키나 웨이크보드를 타고나서 목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느껴지면 대부분 타박상이나 근육이 놀란 것으로 여기고 찜질을 하거나 파스만 붙이는 경우가 많다.

연세에스병원 신경외과 최양문 과장은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을 받으면 척추나 목의 추간판(물렁뼈)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로 진행하기 쉽고, 손상된 관절과 인대를 방치하면 해당 부위가 약해져 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며, "아무리 경미한 통증이라도 오래 지속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