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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실제 삶은 어떠할까? 연극 예술하는 습관

예술가들의 실제 삶은 어떨까.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다를까.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22일 개막하는 연극 '예술하는 습관'은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다.

'조지왕의 광기'로 유명한 극작가 엘렌 베넷의 2009년 작으로 실존인물이었던 시인 W.H. 오든과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가상 만남을 극중극 형식으로 엮는다. 두 대가들의 대화와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리허설을 통해 예술의 의미, 대중적 명성과 사생활 사이의 괴리, 예술가들의 치열한 경쟁과 자기검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유의 익살과 신랄한 문체로 유명한 베넷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예술가들의 이면, 즉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 창조력과 명성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작품 제목인 '예술하는 습관'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창의성이 떨어져 습관적으로 예술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탈리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8½'이 떠오른다. 예전에 비해 노력을 기울여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새로운 조류에 편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세밀하게 그린다.

아울러 유명세에 결박당해 자유롭지 못한 사생활에서 느끼는 압박감, 예술가들이란 인격적으로도 훌륭할 것이라는 세상의 편견에서 느끼는 인간적 고뇌도 털어놓는다. 실제로 오든은 "진짜 예술가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최선의 감정들은 작품으로 가고, 실제 삶에 남는 것은 찌꺼기 뿐이다"란 말을 남겼다.

중견 박정희가 연출을 맡고, 관록의 배우 이호재가 오든을 연기하는 배우 피츠, 양재성이 브리튼을 연기하는 배우 헨리로 나서 무게감을 더한다. 민복기 오지혜 등이 함께 출연한다. 7월10일까지. 1644-2003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