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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의 껌을 바라보는 박종훈 감독의 시선



"마운드에서의 압박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시즌 초반 임찬규는 마운드에서 껌을 씹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가지로 엇갈렸다. '신인답지 않게 당당하다'는 긍정적 평가과 함께 다른 한켠에서는 '선배들 앞에서 건방지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LG 박종훈 감독이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2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일부에서 찬규의 껌 씹는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그걸 가지고 압박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행동일 것이다. 고교 때 부터 씹어오지 않았나"고 말했다. 곧이어 "신인 선수가 프로에 처음 와서 느끼는 긴장감은 엄청나다. 나 역시도 그랬다"며 "마운드에서 티가 나지 않지만, 찬규도 다리가 휘청거릴 만한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임찬규는 휘문고 시절부터 긴장감을 풀기 위해 껌을 씹어 왔다. 임찬규는 "대통령배 결승전에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재방송을 보니 껌을 씹을 때 표정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임찬규에게 껌은 긴장감 완화와 함께 투수의 표정 변화를 감춰주는 좋은 도구였다.

하지만 임찬규는 최근 껌을 버렸다. 지난달 6일 대구 삼성전에서 우연히 껌을 사지 못했음에도 호투 끝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마치 징크스처럼 껌을 안 씹기 시작했다. 임찬규는 이에 대해 "껌을 씹는 것도 체력이 소모되는 것 같다. 매일 대기하는 불펜투수에게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이제 껌을 씹지 않는다"고 했다.

박종훈 감독은 임찬규에 대해 "껌을 씹는 행동이나 과한 세리머니에 대해 하지 말라고 압박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는 본인도 부담이 됐는지 안 씹더라. 찬규가 마운드에서의 긴장감을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신인이라는 압박을 당당함으로 극복하고 있는 임찬규, 그를 바라보는 박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