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KIA-LG전, 섬세한 야구에서 승부 갈렸다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섬세한 야구에서 나타난다.

수비 하나, 주루 플레이 하나가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일 잠실에서 벌어진 KIA와 LG의 경기는 눈에는 크게 보이지 않았지만 세밀한 플레이 하나에 승부가 엇갈렸다. 바로 번트와 주루 플레이었다.

▶LG,가야할때 못갔다

이날 KIA 선발은 로페즈였다. 이닝이터다. LG 입장에선 선취점이 중요했다.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1회 톱 타자 이택근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2번 박경수는 순리대로 보내기 번트를 댔다. 하지만 타구 방향이 좋지 않았다. 뛰어 들어온 로페즈의 정면이었다. 로페즈는 공을 잡고, 주저없이 2루로 전력을 다해 던져 1루 주자 이택근을 아웃시켰다. 다음 타자는 타격 선두를 달리는 이병규였다. 로페즈 입장에서 1사 1루와 1사 2루는 큰 차이가 있다. 2루에 주자가 있을 경우 단타에도 실점할 수 있다. 투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실투 위험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주자가 1루에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타자와 승부했다.

LG의 두번째 실수는 4회에 또다시 나왔다. 0-3으로 뒤져 있었지만 2사 이후 서동욱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 타자 김태완도 우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그런데 2루를 돌아 3루를 향해 뛰던 서동욱이 갑자기 멈추더니 2루로 귀루했다. 하지만 너무 멀리갔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우익수로부터 공을 받은 유격수에게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본헤드' 플레이어였다.

▶KIA, 가야할 곳엔 꼭 갔다

반면 KIA는 벤치에서 나오는 사인을 착실하게 수행하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3회 1사 1, 3루에서 김선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 김광삼이 던진 포크볼이 원바운드됐다. 포수 조인성이 블로킹으로 공을 앞에 떨어뜨렸지만 1루 주자 이용규는 잽싸게 2루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뒤늦게 조인성이 2루로 공을 던졌지만 세이프. 1사 2,3루로 쫓긴 김광삼을 결국 올시즌 홈런이 1개 밖에 없던 김선빈에게 밋밋한 직구를 던지다 좌월 스리런을 허용했다.

추가점을 내는 과정도 깔끔했다. 4-0으로 앞선 6회 첫 타자 김상현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 타자 안치홍은 번트 사인이 나오자 안전하게 1루 방향으로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이후 상대 투수가 흔들리면서 밀어내기로 점수를 뽑았다.

잠실=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