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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진 개편 처방책 약이 될까



해마다 프로야구판에서 등장하는 '위기탈출 넘버원'은 코칭스태프 개편이다.

감독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1군 코칭스태프를 강등시킨다. 대부분 코치가 뭘 잘못해서 단행한 문책인사가 아니다.

일종의 자극요법으로 선수단에 경각심을 일깨워 분발을 촉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늘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양 날의 칼과 같다.

올시즌에도 시기는 다소 빨랐지만 세 차례의 코칭스태프 개편이 있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1일 코치진 개편을 단행한 두산은 일단 큰 효과를 봤다. 약체로 분류된 한화와의 3연전(5월 27∼29일)에서 올시즌 팀 최다 4연패에 빠졌다가 힘겹게 1승을 챙긴 뒤 단행한 인사개편 이후 2연승을 더 챙겼다.

그것도 상대가 막강한 라이벌 SK를 상대로 거둔 2연승이라 더욱 값지다. 코칭스태프 개편 이후 팀타율(2할6푼1리→2할3리)이 썩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팀방어율이 4.03에서 0.50으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화와 3연전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신은 바짝 차린 셈이다.

한화도 읍참마속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 6일 1, 2군 코치진을 맞바꾸는 개편을 단행한 한화는 현재 탈꼴찌에 완전히 성공했다.

코치 개편 전날까지 3연패에 빠지는 등 7승1무19패로 만년 최하위였던 한화다. 하지만 개편 당일(5월6일) 넥센전에서 9대8 승리를 거두더니 1일까지 13승10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제는 웬만해서 긴 연패에 빠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나면서 6위까지 넘보는 입장이 됐다.

올시즌 가장 먼저 단골메뉴를 꺼내 든 롯데 역시 재미를 봤다. 코치진 수술(5월 2일) 전 8승2무14패로 7위에서 맴돌던 롯데는 수술 후 14승8패로 8개 팀 가운데 최고의 승률(0.609)를 자랑했다.

그러나 늘 효과가 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타격코치와 투수코치를 개편한 KIA의 경우가 그렇다.

코치진 개편을 완성(2010년 7월 23일)하기 전까지 37승53패(6위)였던 KIA는 이후 22승21패로 5할 승률로 복귀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플레이오프는 물건너 갔고, 순위만 한 계단 끌어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 7월 16일 코칭스태프를 개편한 SK도 재미를 보지 못한 케이스였다. 당시 47승5무33패로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7연패의 수렁에 빠지자 위기탈출을 위해 코치진을 개편했던 SK다. 하지만 코치진 개편 이후 KIA의 거센 추격에 밀리더니 결국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