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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수사 확대 '다른 경기도 수사한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창원지검 곽규홍 차장 검사는 1일 열린 브리핑에서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4월 6일에 열린 2011년 러시앤캐시컵 대전-포항전, 부산-광주전 두 경기에 한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곽 차장 검사는 제3의 구단에 대한 수사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경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구단이 같을 수도 있지 않나"고 말했다.

검찰은 두 경기(대전-포항, 부산-광주)의 경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 분석해 승부조작이 있었던 장면을 포착했다. 이에 대전 선수 8명을 줄소환, 이중 4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부산-광주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혐의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광주 골키퍼 성경모(31)가 브로커에게 선수매수 비용 명목으로 받은 1억원을 "다른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돈을 나눠주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선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다른 경기의 동영상도 확보,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속된 선수들과 브로커를 상대로 승부조작과 관련, 집중 추궁을 하고있다. 검찰은 수사 중인 다른 경기가 어느 대회에서 열린 경기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검찰이 다른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혐의를 포착하게 된다면 이번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31일 "이번 사건에 투입된 검사가 모두 4명"이라고 밝혔다. 당시 곽 차장 검사는 "확대 해석을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검찰은 이미 새로운 검사가 투입될 시점부터 다른 경기와 관련된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관련 "현재까지 추가 소환된 관련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가 진척되고 승부조작이 포착된다면 또 다른 선수들의 줄 소환이 이어질 수 있어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검찰은 배후세력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승부조작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이들 세력을 밝혀내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승부조작에 드는 비용을 지불할 이른바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과 선수를 포섭하는 역할을 따로 나누어 계획적으로 승부조작에 나섰다는 얘기다.

한편, 검찰은 구속한 브로커 두 명의 구속기한이 휴일인 점을 감안해 이번주 중 먼저 기소할 뜻을 내비쳤다. 31일까지는 "두 경기의 관련된 브로커와 선수들을 모두 한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로 보고 일괄 기소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라고 밝혔지만 수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일괄 기소에 대한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구속된 나머지 선수들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반쯤 기소할 예정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