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단독]곽태휘 국내 유턴, 울산에서 '비운' 꼬리표 뗀다

곽태휘(30)가 K-리그로 복귀한다. 김호곤 감독의 울산에 둥지를 튼다.

곽태휘는 2009년 12월 일본 J-리그 교토로 이적했다. 1년여 만에 국내로 돌아온다.

부를 포기했다. '오일달러의 보증수표'인 카타르 클럽 등 중동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카타르는 국내와 연봉 단위가 틀리다. 10억원대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교토는 올시즌 2부 리그로 떨어졌지만 남은 계약기간(1년)을 채워달라고 매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위해 국내로 유턴하기로 결정했다. 곽태휘의 이름 석자에는 어느덧 '비운'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아마추어 때의 굴곡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17세 때 뒤늦게 축구 선수의 길로 들어선 그는 고 2때 왼쪽 눈을 다쳤다. 실명 직전까지 갔다. 불가항력이어서 1년간 휴학했다. 고 3때는 허리디스크, 대학교 4학년 때는 어깨 근육을 다치는 시련을 겪었다. 고비였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인생에 드디어 봄이 오는 듯 했다.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전(4대0 승)에서 전반 44분 A대표팀의 577분(인저리타임 포함) 골 침묵을 깨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왼발목에 이어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목전에 두고는 또 다른 상처가 기다렸다.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왼무릎 내측인대가 부분파열됐다. 공든탑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그는 해외전지훈련 캠프인 오스트리아에서 쓸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월이 또 흘렀고, 지난달 카타르아시안컵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첫 단추부터 엉켰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2대1 승)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퇴장당했다. 오심에 가까운 악의적인 판정이어서 어느 정도 면책이 됐다. 그러나 인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4대1 승)에 복귀했지만 또 다시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탈출구가 없었다. 무리한 파울에 고개를 떨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됐지만 과오를 되돌릴 수 없었다. 그는 터키와의 친선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거취를 고민했다.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사치였다. 국내에서의 명예회복을 선택했다. 울산과도 궁합이 맞았다.

김치곤이 상무에 입대했고, 올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유경렬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김호곤 감독은 곽태휘를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재편키로 일찌감치 구상을 끝냈다. 그의 결정만 기다렸다. 특히 곽태휘의 리더십에 매료됐다. 그는 전남 시절 수비라인의 리더로 FA컵 우승(2007년)을 이끌었다. 2009년에는 주장으로 팀의 6강 플레이오프(2009년) 진출에 일등공신이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곽태휘는 2009년까지 K-리그 90경기에 출전, 5골-4도움을 기록했다.

10일 제주전지훈련에 돌입하는 김 감독은 곽태휘를 축으로 이재성과 강민수 중 한 명을 중앙 수비의 파트너로 선택할 계획이다. 울산은 이번 주 곽태휘의 영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