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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부터 개원가까지 '파업' 전운…'진짜 의료대란' 올까

입력 2024-06-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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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부터 개원가까지 '파업' 전운…'진짜 의료대란' 올까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을 가리지 않고 '전면 휴진'이 확산하는 가운데 14일 서울대병원 응급진료센터로 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4.6.14 hwayoung7@yna.co.kr

의과대학 교수부터 개원의까지 의료계 전반에 '총파업' 전운이 감돌며 '진짜 의료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질적인 휴진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단 의료계 내부에서도 집단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이 잇따르고, 정부가 집계한 휴진 신고율도 4%에 불과하다는 소식에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집단행동에 대한 회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는 입장이어서 유례없는 대규모 집단휴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전면 휴진 준비하는 의료계…의협 "압도적 지지 확인"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고, 하루 뒤인 오는 18일에는 의협이 전면 휴진과 함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교수들 상당수가 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면서도 '진료가 완전히 멈추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는 '당장 서울대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외면하지는 않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는 물론이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신장투석실, 분만 진료 등도 유지한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저희가 말씀드린 전체 휴진이란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 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며 "신장투석실도 열고 분만도 당연히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비대위에 진료예약 변경을 요청하는 교수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두 곳에서 200여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앞서 비대위가 서울대병원 교수 1천475명을 대상으로 '전체 휴진에 참여하겠느냐'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 801명 중 549명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응답자 801명 중 68.5%로, 전체 교수 1천475명 중에서는 37.2% 정도다.

이처럼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협보다 하루 앞서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는 데다, 오는 18일 의협이 주도하는 휴진에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이 일제히 참여 의사를 내비쳐 '역대급' 진료 중단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의협은 전 회원을 대상으로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할지 설문한 결과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천861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만800명이 참여했다.
투표한 7만800명 중 90.6%(6만4천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고, 73.5%(5만2천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협이 지금까지 진행한 총파업 투표 중 역대 최고의 참여율이다.


◇ 의료계 내부서도 휴진 불참 선언 잇따라…휴진 신고율 4.02%
의대 교수들과 의협이 휴진을 준비하는 가운데, 의료계 안팎에서는 실질적인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의료계 안에서 의협의 전면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이 잇따르면서 파업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의협을 지지하며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겠다면서도,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진료는 이어가기로 했다.

응급의학회는 교대로 돌아가는 근무 특성상 남아있는 인력이 응급실을 지키겠다고 했고, 마취과 의사들 역시 응급·중증 환자 등 수술에 필요한 마취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른 선택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진료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교수들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 위원장은 "서울대병원 안에서도 환자 때문에 절대 (휴진) 못한다는 분도 계신다"며 "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진료를 유지한다고 밝혔는데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어린 환자를 돌보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의 휴진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한다.

의협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정부가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계한 휴진 신고율도 높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당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은 총 1천463곳으로, 전체 3만6천371곳의 4.02%에 불과했다.

개원가 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들의 실제 참여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각 병원들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사유로 휴진을 신청하는 건 결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은 김영태 병원장이 나서서 집단휴진을 불허한 뒤 내부에서 진료예약 변경 등 업무 협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휴진에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휴진을 신청하거나 진료를 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당일이 돼봐야 알겠지만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은 있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조속히 대화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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