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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MZ세대 중심 中관광객 "추태는 옛말, 에티켓 잘 지켜"

입력 2024-06-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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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중심 中관광객 "추태는 옛말, 에티켓 잘 지켜"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전처럼 추태를 부리는 중국 관광객은 이제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제주에 사는 주민 김모(41·여)씨는 "길을 가다 보면 요즘 젊은 중국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대부분 기본 에티켓을 잘 지키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이후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제주로 관광 온 중국인 남성 중에는 덥다는 이유로 웃옷을 벗어 맨살을 드러내거나 티셔츠를 반쯤 걷어 올려 불룩 튀어나온 배를 드러낸 채 관광지 이곳저곳을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게다가 목소리도 너무나 커서 음식점이나 카페, 공항, 항공기 기내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끄럽게 떠드는 통에 다른 관광객이나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곤 했다.

관광지 훼손, 성추행, 공공장소 소란 등 몰상식한 행동으로 인해 중국인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국제적인 망신을 샀었다.

이런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이미지가 점차 바뀌고 있다.


중국 관광객 유형이 단체관광에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관광으로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54만392명)의 78.6%인 42만4천585명이다.
이 중 80% 이상이 MZ세대와 개별관광객인 것으로 제주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보다 80.9% 증가한 1천883억원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중국 관광객이 차지한다.

중국 MZ세대와 개별관광객들은 중국의 주요 사회관계망(SNS)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일정을 짜고 제주 옛 도심과 동문재래시장, 그 주변 맛집 등을 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직접 찾아간다.

중국 MZ세대를 주축으로 조선시대 옛 관아인 제주목 관아를 찾아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관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제주목 관아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1만7천822명)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1%(4배 가량) 증가했고, 이중 중화권 관광객이 76%(1만3천520명)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곧바로 지역 소상공인, 골목상권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과거 단체관광을 하며 면세점 등에서 지출하던 중국인들의 소비 형태가 변하면서 소상공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지역사회도 화답하고 있다.

중국 알리페이(Alipay)의 글로벌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플러스 등 중화권 관광객을 겨냥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재래시장을 비롯해 제주 전역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동문재래시장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내 중국 알리페이 플러스의 결제 금액이 지난 3월 1천700만원(결제건수 700여건)에서 5월에는 15배 가량 급증한 약 2억5천만원(〃 8천여건)으로 조사됐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특산물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문영숙 대표는 "이전에 여행 가이드들이 알리페이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간편 결제가 가능한지 문의가 많았었다"며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목 관아 인근에서 한복 대여점을 하는 대표 A씨는 "서울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에선 한복을 입으면 궁 입장이 무료라고 하는데 제주에선 그렇지 않아 중국 관람객 사이에 불만이 있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중국 관광객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중국 개별관광객에게 렌터카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국제도로교통협약'을 맺지 않아 중국 운전면허 소지자 중 90일 미만의 단기 체류자는 국내에서 운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중국 개별관광객들이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관광하도록 유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도 중화권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의 해외 관광 시장을 견인하는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을 대상으로 현지 여행업계·동호회 등과 협업해 낚시, 승마, 골프 등 취미활동과 연계한 특수목적관광(SIT·Special Interest Tour)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화남지역 럭셔리 골프상품 개발을 위해 골프 전문여행사, 동호회 대상 팸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중국 청두 등 서부내륙지역 레저 동호회·관광업계, 일반 소비자, 스포츠클럽을 대상으로 관광설명회(16∼17일)를 개최해 체험형 관광상품 홍보와 모객 활동을 추진한다.

상하이와 난징·항저우·닝보 등 중국 화동지역 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개별 제주관광설명회와 대학교 방학 중 여행과 졸업여행을 위한 제주 여행코스 온라인 공모전(6∼7월), 선양·다롄·하얼빙 등 동북 3성 지역 가족여행객과 직장인·대학생 등 주요 타깃층을 대상으로 체험형 설명회(6∼7월초)도 추진한다.
문성종 제주한라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깃발 따라다니면서 면세점이나 가는 관광에서 벗어나 지금 중국 관광객들은 제주의 속살 안으로 들어와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곳곳을 여행한다"며 "이 과정에 지역 골목상권과 시골 등에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중국 MZ세대는 중국인에 대한 (한국의) 비우호적인 모습, 불친절에 불만을 드러낸다. 이제 우리도 변해야 한다"며 "친절도와 서비스를 높이고 서로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중국 관광객을 위한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의 중국어 안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 확대, 중국 개별관광객을 위한 프로모션 등 관광 수용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jc@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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