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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태풍 다가오는데…" 무허가 주택 안전 딜레마

입력 2024-06-16 08:10

"장마·태풍 다가오는데…" 무허가 주택 안전 딜레마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시가 여름철 장마나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주거용 무허가 건축물에서 각종 위험 요소를 발견하고도 안전조치 등 적극적인 후속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 건축물을 지자체가 나서서 수리해 주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위험을 방치할 수도 없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여름철 집중호우 등에 대비해 주거 용도로 사용하는 전체 무허가 건축물 103곳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실질적인 점검과 위험도 평가를 위해 건축 구조 분야 전문가 집단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호남지회 등이 함께 참여했다.

점검 결과 대상 건축물 곳곳에서 52건의 위험 요소가 확인됐다.
벽체가 균열하거나 철근이 부식된 경우가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마감재가 떨어져 나갈 위험이 있는 경우는 18건이었다.

인근 사면의 토사가 유실될 우려가 있거나 지붕에서 물이 새 위험한 사례도 각각 3건 발견됐고, 최소한의 관리도 이뤄지지 않은 공·폐가 3곳이 확인됐다.

위험 요소가 확인된 5곳은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될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도 광주시는 건물주나 거주민에게 위험성을 알리는 것 외 다른 안전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 건축물인 탓에 예산을 들여 직접적인 안전 조치를 하거나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각 기초 지자체에 안전 점검 결과를 공유해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거주자를 특별 관리하도록 조치만 하고 있다.

위험 요소를 제거하도록 위반 건축물 철거를 위한 이행 강제금도 부과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안전상 문제가 있는 무허가 건축물이라도 행정기관이 강제로 철거를 할 수는 없다"며 "일단 안전이 중요한 만큼 거주자가 경각심을 갖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시민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건축 안전 분야 한 전문가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불법 건축물이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우리가 어떤 가치를 더 중시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in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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