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10% 이상 하락"…"경제는 낙관, 시장은 조심스러워"
펀드서 돈 빠지고 심리도 악화…양호한 소비지출에 기대감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번 달 미국 뉴욕증시의 장 흐름을 놓고 "위험할 수 있다"며 경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투자자들이 여름철 상승 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을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 오르는 등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연준 회의 1주일 전 공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수준으로 나올 경우를 전제로 하지만, 시장 참가자의 94%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그대로 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1월이나 12월 연준의 움직임을 놓고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미 경기가 둔화하지 않으면 연내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리온(Banrion)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샤나 시셀은 WSJ에 주식이 과대 평가돼 있다며 S&P 500은 연말께 현 수준에서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누구도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데 아마도 시스템 자체가 너무 낙관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토니 로스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지수가 이미 많이 상승했고 금리의 빠른 하락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경제에 관해서는 꽤 낙관적이나 시장에는 꽤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조짐이 있고, 중국도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에 포함된 기업들은 12개월 동안 예상 수익의 약 19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연초 약 16.8배에서 증가한 수치며, 10년 평균 17.7배보다 높다.
투자자 일부는 올해 장을 주도한 인공지능(AI)에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3배 이상으로 올랐지만 지난달 폭발적인 수익은 AI 관련주의 또 다른 급등을 촉발하지 못했고,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2.1% 하락해 월별로는 지난해 말 이후 최악이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5주 연속 미국 중심의 뮤추얼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돈을 빼내며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역시 올해 반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 조사를 보면 약세 심리, 즉 향후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는 34.5%였다. 이는 11주 동안 평균 31%를 밑돈 이후, 주간으로는 두 번째 상승이다. 반면 강세 심리는 과거 평균보다 낮다.
증권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1950년 이후를 볼 때 9월은 통상 다우와 S&P 500에는 최악의 달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올해에는 보유 쪽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주 초 노동절 연휴 이후 평소처럼 거래량이 늘면서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비치고 있다.
올여름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콘서트에 엄청난 관객이 몰린 것에 주목하면서 경제 성장에 가장 큰 원동력인 소비 지출이 여전히 회복세인 만큼 주식에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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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