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과정을 거쳐 출전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 한창 스퍼트를 내던 중 관중석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개에 걸려 넘어진 서윤복(임시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관객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든 이 장면은 놀랍게도 실화다. 심지어 실제로 넘어진 후 운동화 끈이 풀리는 불운을 겪은 서윤복 선수는 정비할 시간이 없어서 운동화 위에 물을 뿌려 더 이상 풀리지 않도록 끈을 적시고 달렸다고. 강제규 감독은 너무나 극적이었던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마라톤 경기 장면을 연출, 마치 관객들이 보스턴에 와 있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었다.
1947년 미 군정청의 체육과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첫 국제 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마라톤팀에게 큰 도움을 준 스메들리(모건 브래들리).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재정보증금이 부족해 위기에 처한 손기정(하정우), 남승룡(배성우), 서윤복 선수를 위해 한국에서 모은 전 재산 600달러를 후원한 것은 물론, 미군 장교들에게 사정을 호소해 1500달러를 모금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훗날 서윤복 선수 역시 스메들리를 영광의 은인으로 회고했다.
'1947 보스톤'은 광복 이후 다시 뛰고 싶은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이 첫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염원과 레이스를 담은 작품이다.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김상호, 그리고 박은빈이 출연했고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장수상회'의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