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에게 영감을 준 곡으로 '헤어질 결심'의 OST로 삽입된 정훈희의 '안개'는 1967년 발매된 명곡이다. 앞서 2007년 가수 보아가 리메이크하여 영화 'M'(07, 이명세 감독)의 OST로 활용됐고 '헤어질 결심'에 다시 OST로 등장해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주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도 정훈희의 '안개'를 통해 '헤어질 결심'의 여운이 다시 소환됐다. 청룡영화상 2부 축하 무대로 꾸며진 '안개'. 원곡 가수인 정훈희와 크로스오버 라포엠이 무대에 등장해 환상의 하모니로 '안개'를 완성했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의 주인공 서래를 연기한 탕웨이도 '안개' 축하 무대에 푹 빠졌다. 정훈희가 선사한 절절하고 애절한 감동의 무대에 '헤어질 결심' 속 서래의 감정에 이입한 탕웨이는 객석에서 눈물을 쏟았다.
이어 "눈물이 흐르는데 마음속으로는 '탕웨이, 안돼. 메이크업을 다시 할 수 없어'라며 최면을 걸었다. 박찬욱 감독에게 이 무대를 꼭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눈물을 흘리면서 옆자리에 있던 통역가에게 촬영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안개'의 클라이맥스 때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온몸이 떨리는 걸 나도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나도 어안이 벙벙했다. 스스로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너무 많이 울었다. 어깨가 심하게 떨렸고 창피해서 의자 밑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계속 '울지 마!' 스스로 다그쳤다. 그때 내 모습을 생각하면 한 마리의 타조 같았다. 그때 내 왼쪽 어깨를 누군가 다독여주더라. '해일이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제야 마음이 좀 진정됐고 편안해졌다. 박해일의 따뜻함, 신기했다. 그때의 눈물로 '헤어질 결심'의 서래를 떠나보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