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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피의 힘?' 박병호, 켈리 상대로 쾅! 한미 통산 400홈런 달성. 삼성 이적 후 5개째 [대구레코드]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6-13 19:11

수정 2024-06-1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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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피의 힘?' 박병호, 켈리 상대로 쾅! 한미 통산 400홈런 달성.…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삼성 박병호가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13/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한미통산 4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박병호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대기록에 입맞춤했다. 이날 삼성이 6대3으로 승리, LG와의 시리즈를 스윕하고 4연승을 달리면서 기쁨이 두배가 됐다.

이날 LG 선발은 '잠실예수' 켈리. 볼카운트 2B1S 상황에서 켈리의 4구째 129㎞ 커브가 한복판에 쏠렸고, 박병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홈런을 예감할만한 큰 타구. 그대로 쭉 뻗은 타구는 담장 너머 관중석에 시원하게 꽂혔다. 비거리는 115m.

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한국에서 387홈런,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2홈런으로 한미통산 399홈런을 기록중이었다.

삼성 구단은 앞서 박병호의 400홈런 기념 행사를 위해 LG 선수단에도 미리 양해를 구했다. 행사는 해당 이닝을 마친 뒤 짧게 진행됐다. 삼성 주장 구자욱, LG 주장 김현수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꽃다발을 전한 뒤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박병호는 모자를 벗어 홈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삼성은 박병호의 5번째 소속팀이다. 친정팀과 함께 한 행사였기에 더욱 각별했다. 성남고 출신인 박병호는 2005년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확신의 거포였지만, 좀처럼 자신의 재능을 실전에서 펼치지 못했다. '뫼비우스의 띠'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1군에선 제 실력을 펼치지 못하는 '2군 (배리)본즈'였다. 최동수, 이택근, 로베르토 페타지니 등 외국인 선수, 베테랑들로 경쟁 포지션인 1루와 지명타자가 꽉 찬 것도 문제였다. 2010년 경기중 충돌로 왼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되는 불운도 겹쳤다.

결국 2011년 키움(당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가 LG 선수 시절 친 홈런은 25개에 불과했다.

넥센 이적 후 등번호를 25번에서 52번으로 바꿨고, 김시진 당시 넥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4번타자로 발탁됐다. 이해에만 넥센에서 타율 2할6푼5리 1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기록하며 LG 팬들의 속을 쓰리게 했다.

이듬해부터 박병호는 전설로 발돋움했다.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37-52-53홈런을 차례로 쏘아올렸다.

2016시즌 전 포스팅으로 장타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다. 5년 최대 1800만 달러 계약이었다. 이해 12홈런을 기록한 뒤 1년만에 국내로 복귀했다. 힘 하나만큼은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보기드문 아시아인 거포 1루수라는 점에서 박병호의 가치는 인정받을만 하다.

2018년 넥센 복귀 후에도 43-33-21-20홈런을 쏘아올렸다. 노쇠화라는 비판 속 2022년 KT 위즈로 FA 이적한 뒤론 타율 2할7푼5리 35홈런으로 회춘한 활약을 펼쳤다. KBO 역대 최고령 홈런왕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18홈런을 쳤지만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는 KT 문상철이 잠재력을 터뜨린 반면 박병호는 부진에 빠지면서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다. 박병호는 오재일과 맞트레이드돼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적 효과'는 이번에도 발휘됐다. 올시즌 삼성 이적 후 홈런 5개를 쏘아올리며 장타력 갈증에 시달리던 박진만 삼성 감독의 속을 확 풀어주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는 우리팀의 보배"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사실 한미 통산 400호에 하나 남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홈런을 치고도 특별한 마음은 없었다"면서 "그런데 구자욱이 꽃다발을 줘서 1차로 감동을 받았고, 이닝 종료 후 양팀에서 같이 축하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삼성에 몸담은 시간이 길지 않은데, 신경써주신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홈에서 기록을 달성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선수생활 동안 쏘아올린 400개의 홈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 잠깐 고민에 빠졌던 박병호는 "그래도 제가 처음 50홈런을 돌파하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며 2014년을 떠올렸다.

삼성은 강민호 같은 베테랑도 있지만, 김영웅 이재현 김지찬 등 젊은피가 주축인 팀이다. 박병호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나보단 그들이 더 불편하지 않을까"라며 웃은 뒤 "마음을 열고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다. (주장)구자욱이 많이 챙겨주고, 김영웅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후 꿈꾸는 기록은 있을까. 박병호는 "올해 20홈런을 치면 KBO리그 400홈런이었다. 전에는 개인 기록을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프로야구 400홈런이 내 야구 인생에서 목표로 하는 마지막 기록이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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