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대만과 2차전. 대한민국 대표팀이 대만에 4대 0 완패를 당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는 류중일 감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가장 중요한 경기'라던 대만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4회 연속 우승을 꿈꾸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또다시 국제대회에서 대만에 발목을 잡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만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삿포로 참사(2003 아시아야구선수권), 도하 참사(2006 도하 아시안게임)의 시작도 대만전 패배였다. 한국으로선 대만에 지고도 우승까지 차지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요행'을 기대하는 처지가 됐다.
류중일 감독도, 노시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남은 경기 필승을 다짐했다. 대만과 다시 만났을 땐 꼭 이기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대만과 다시 만날 기회는 결승전 뿐이다.
A조의 경우 일본이 3전 전승으로 1위, 중국이 2승1패로 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슈퍼라운드는 전통의 아시안게임 4강 멤버 한국-대만-일본-중국의 4개국으로 꾸려질 전망.
1패를 안고 있는 한국은 우선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이겨놓고 보는 게 먼저다.
여기에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전승 팀 대만이 일본을 잡아주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을 다시 만날 수 있다.
한국이 슈퍼라운드에서 전승하고, 일본이 대만을 잡으면 복잡해진다. 한국 일본 대만 3팀이 모두 4승1패로 맞물리게 된다. 그 다음 동률 팀 간의 이닝별 득점과 실점 수치를 따져야 한다.
이미 대만에 0대4로 패한 한국으로선 일본에 무조건 큰 점수 차로 승리할 필요가 있다.
4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가 3개 팀이 맞물렸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1대2로 패했다. 하지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5대1로 승리했고, 일본이 대만을 5대0으로 꺾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한국의 슈퍼라운드 전승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불확실하다.
홍콩 상대로도 고전하고, 대만에겐 압도 당한 '물타선'이 문제다.
일정도 불리하다. KBO리그는 대부분 야간경기를 펼친다. 이번 대회 앞두고 샤오싱 야구장에서 펼친 적응훈련 역시 오후 5~7시에만 두 차례 이뤄졌다.
만약 한국이 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랐다면, 2경기 모두 오후 7시30분(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오는 7일 열리는 결승전은 오후 7시다.
하지만 한국이 대만에 패하면서 조 2위가 유력해진 상황. 3일 태국전을 시작으로 오는 5~6일 슈퍼라운드 2경기는 모두 오후 1시에 열린다.
섭씨 30도에 달하는 뜨거운 항저우의 기온과 높은 습도, 따가운 햇볕은 물론, 야간 경기에 익숙해진 선수들의 낮경기 적응도 필요해졌다. 확 바뀐 선수들의 생활 리듬도 관건이다.
반면, 대만은 한국을 꺾으면서 남은 경기를 모두 저녁에 치르며 자연스레 저녁에 열리는 결승전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