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대졸 투수 이정용을 1차 지명했고, 2차 지명에선 이상영 정우영 문보경 강장현 남호 구본혁 김성진 임준형 이지강 한선태를 차례로 선택했다. 이 중 정우영은 데뷔 첫 해부터 1군에 콜업돼 필승조로 자리 잡고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문보경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명단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외에도 이정용 이상영 구본혁 김성진 등 나머지 선수들도 차례로 1군 무대를 밟으면서 LG의 미래로 성장했다.
이들 중 이지강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는 선수였다. 즉시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그렇게 활용된 동기생과 달리 이지강은 입단 첫 해를 마친 뒤 곧바로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전역 후 2022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 가능성을 테스트 받기도 했으나, 1군 4경기서 11이닝을 던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최근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해 이지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지강은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의 4대3, 1점차 승리 발판을 만들며 승리 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5년 만이자 22경기 63⅔이닝 만에 얻은 마수걸이 승. 이지강은 경기 후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하위픽' 꼬리표를 달고 긴 터널을 지나온 이지강은 비로소 1군에서 결과물을 만들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지강처럼 하위 라운드 지명된 '야구 미생'들도 그를 바라보며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