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5순위 지명권을 가진 NC 임선남 단장은 파이어볼러 휘문고 김휘건을 지명했다.
무대에 오른 앳된 얼굴의 한 소년이 준비한 멘트에 드래프트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NC를 위해 오른팔을 받치겠습니다"에 이어 화려한 입담을 뽐낸 김휘건. 드래프트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기념 촬영에서 김휘건은 엉뚱한 매력으로 친구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센터로 다가온 NC 김휘건은 한화 황준서와 두산 김택연 사이 비워둔 센터 자리에 당당히 앉았다.
사실 이 자리는 허구연 총재 자리였다. 당황한 진행자가 "김휘건 선수 총재님 자리입니다"라고 말하자 김휘건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주위에 있던 친구들은 개성 넘치는 김휘건의 엉뚱한 행동에 빵 터지고 말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임선남 단장은 '24 김휘건'이 새겨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김휘건에게 직접 입혀줬다. 이날 NC 스카우트팀은 선수들의 첫 지명 순간 마음가짐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로 NC 다이노스 특유의 드래프트 줄무늬 유니폼을 함께 입었다.
지명 이유에 대해 임 단장은 "김휘건 선수는 보시다시피 우수한 신체 조건, 운동 신경, 폭발적인 구위를 가진 특급 선발 자원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선수로 생각한다. 구단 육성 시스템을 통해서 잠재력을 현실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지명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창원NC파크 마운드에서 서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김휘건 선수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단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김휘건이 화려한 입담을 뽐내자 현장에 있던 야구 관계자들은 당찬 루키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소감 준비한 게 있는데 말씀드려도 될까요"라고 입을 뗀 김휘건은 "안녕하십니까 휘문고 116기 투수 김휘건입니다. 첫 번째 선수로 뽑아주신 NC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지도해 주셨던 휘문고 이사장님, 교장선생님, 감독님,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고생하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항상 믿어주시고 지원해 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라며 준비한 소감을 말했다.
떨린 듯 숨을 크게 내쉰 김휘건은 준비한 멘트를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저는 창원에서 태어났고, 창원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어렸을 때 NC 다이노스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NC로 왔기 때문에 NC 다이노스가 주신 사랑을 1,000배로 돌려드리겠습니다. NC 다이노스를 위해 제 오른팔을 바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생각하지도 못한 루키의 화려한 입담에 임선남 단장과 스카우트팀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팬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김휘건에게 사회자가 얼마 동안 준비했는지 묻자 "사실 한 이틀 전부터 열심 준비했는데 준비한 것만큼 못한 거 같아 아쉽지만 잘 해낸 거 같아 기쁘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제일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는 "어제 잠을 너무 못 잤는데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자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NC에 있는 선배 중 가장 만나고 싶은 선배를 묻자 "너무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많아 딱 한 명을 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먼 미래에 롤모델을 물었을 때 롤모델로 불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신인답지 않은 화려한 입담을 마지막까지 뽐냈다.